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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0년 농업 경력 ‘고인물’이 스타트업에서 ‘고속 성장’한 배경

2025.11.05

– 이승연 긴트 플루바 마켓 사업 실장

2025. 11. 05 수요일

(이승연 긴트 플루바 마켓 사업 실장. 사진=긴트 제공)

매일일보  |  20년 넘게 농업에 몸담고 있는 상황이다. 그 중 열여덟 해는 한 회사에서 근속했다. 요즘 말로 ‘고인물’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겠다. 속한 업계도, 그동안 밟아 온 커리어도 변화와는 거리가 먼 인상이다. 더 나아가 고리타분한 느낌까지 받을 수 있을 테다.

하지만 올해 어느덧 스타트업 3년차에 들어섰다. 파격적인 선택이다. 어떤 이는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오랫동안 다니던 회사는 한국을 대표하는 농기계 회사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업력과 규모가 받쳐준다. 전통 있는 상장사에서 생긴지 10년이 채 안 된 스타트업으로 이직은 분명 모험이다.

이직 이유를 묻는다면 서로를 필요로 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이직처 긴트는 당시 ‘애그테크(첨단 기술 농업)’ 스타트업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했다. 165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 마무리 단계에서 사업 확장을 위해 농산업 베테랑의 도움이 필요하던 차였다. 개인적으로는 관료적인 조직에 답답함을 느끼고 있었다. 영업에서 시작해, 그동안 기획, 구매, 기술 교육 등 숱한 부서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빠르게 적응하고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일에 흥미를 느껴 선택한 길이다.

긴트는 농업인들이 각종 중고 기계 및 장비를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자 했다. 일반적으로는 황당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당근마켓, 엔카 등 이미 시중에 충분히 참고할 만한 중고 거래 플랫폼이 많은데 그걸 만들지 못해 사람을 더 뽑는다니… 하지만 여기엔 복잡한 배경이 얽혀있다.

출시 2년차에는 MAU가 11만명에 달하고, 매출 또한 1년차 대비 400%가량 성장했다. 규모가 커지며 본격적으로 플랫폼 효과가 작동했다. 우리가 정한 매물 평가 기준은 점차 업계 표준 격 위치에 가까워졌다. 거래 데이터 또한 꾸준히 늘어나 시세 분석 및 추이 예측까지 가능한 수준이 됐다. 점점 커져가는 사용자 규모로 각종 판매점에서까지 입점 문의를 하기에 이르렀다. 3년차를 맞이한 올해, 매출 성장률은 45% 수준으로 전망한다. 출시 2년만에 이미 사용자 규모 면에서는 충분히 주류 플랫폼으로 발돋움했다고 분석한다.

그동안 경험을 총동원해 가설을 세우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수많은 업계 베테랑들을 섭외하고, 그렇게 시작한 서비스로 산업 전반에 파란을 일으키는 경험은 스타트업이 아니라면 어디에서도 해볼 수 없다. 유능한 팀원들과 환상적인 성과를 만들어내며 긴트에서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앞으로도 긴트와 플루바 마켓이 대한민국 농업계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는 리더로서 나아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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